"美, 러 우주 핵무기 연내 발사 가능성 동맹국에 경고"

서방 인공위성 요격 위협 확산 푸틴 "우주핵무기 단호히 반대"[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에게 러시아가 연내 우주 핵무기를 인공위성 궤도 일대 배치할 가능성을 경고했다는 외신 기사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무기가 유사시 인공위성 요격에 쓰일 경우, 전세계적인 통신망 마비 등 혼란이 예상되면서 러시아 위협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우주 핵무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러시아 위협론을 불식시키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차로 접어들고 러시아와 서방간 제재와 대결국면이 지속되면서 인공위성 안전 문제는 국제사회의 주요안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美, 동맹국들에 러 우주 핵무기 배치 가능성 통보"[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에게 러시아가 이르면 연내에 핵무기나 모의탄두를 우주에 배치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정계는 물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의 위성요격무기 개발에 대해 경고하고 나선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러시아가 개발 중인 위성요격무기에 대해 언급한 바 있고, 미국 언론들도 러시아가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핵 전자기파(EMP) 무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기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러시아가 만에 하나 우주에 배치될 핵무기를 유사시 위성요격무기로 쓸 경우, 미국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들에서 위성통신망은 물론 핵낙진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유엔우주사무국(UNOOSA)에 따르면 지난해 4월까지 집계된 지구 궤도 내 인공위성은 약 7800기에 이르는데 핵폭발로 이들 위성이 파괴되거나, 사용불능 상태가 되면 대규모 통신망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우주 공간에서의 핵폭발은 잠재적으로 위성의 약 3분의 1에 영향을 미치고 지구상의 통신 시스템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대부분의 상업용 인공위성이 고도 2000km 이하 저궤도에 모여있기 때문에 폭발 이후 낙진 우려도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우주에 핵무기 배치 단호히 반대"[이미지출처=TASS연합뉴스]
하지만 러시아측은 이러한 보도 내용을 정면 반박하며 우주 핵무기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의 회의 석상에서 "최근 미국 등 서방에서 우주 핵무기 배치를 두고 잡음이 제기되지만,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고 분명하다"며 "러시아는 항상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해왔고 지금도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우주에서 하는 일만 한다"면서 "오히려 우리는 이 분야의 모든 협정 준수를 촉구하고 공동 작업을 강화하자고 수차례 제안했는데, 무엇 때문인지 서방은 매우 고조된 감정으로 이 문제를 꺼내고 있다"며 러시아 위협론을 반박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차로 접어들며 계속 지속되고 있고, 서방과 직접 대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러시아 위협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군사적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에 대한 요격이 실제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 정부가 중국과 인도 등에도 러시아의 움직임을 제지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6~17일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을 만나 "우주에서 핵폭발이 일어나면 미국 위성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 위성도 파괴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과 인도가 나서서 말려야 한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