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투자=중국 투자'는 옛말…미 ETF서 中 배제 가속화

'신흥국 투자=중국 투자'는 옛말…미 ETF서 中 배제 가속화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항만. ⓒ 로이터=뉴스1(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신흥국 투자가 곧 중국 투자이던 것은 옛말이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신흥 시장에 투자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중국을 배제한 상장지수펀드(ETF)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흥국 투자=중국 투자'는 옛말…미 ETF서 中 배제 가속화
15일(현지시간) FT가 미국 사이트인 ETF닷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을 제외한 8개 미국 상장 신흥시장 ETF로의 순자본 유입액은 지난해 53억 달러(약 7조585억원)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55개의 중국 중심 ETF는 2023년에는 8억 200만 달러의 총 순유출을 겪었다. 이들 중국 중심 ETF는 2022년에만 해도 75억 달러 유입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던 것이다.
'신흥국 투자=중국 투자'는 옛말…미 ETF서 中 배제 가속화
오랫동안 대부분의 신흥 시장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은 중국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처럼 중국에 대한 노출을 줄인 것은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이 성장 전망 약화로 인해 주식 시장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다른 개발도상국의 주식이 반등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긴장과 경제에 대한 국가 개입의 증가도 중국 증시에 부담을 주었다.
'신흥국 투자=중국 투자'는 옛말…미 ETF서 中 배제 가속화
중국과 기타 개발도상국에 투자하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자산운용사 매튜스 아시아의 포트폴리오 전략 책임자 데이비드 달리는 “중국 주식과 다른 주요 신흥시장의 상관관계는 지난 몇 년 동안 완전히 붕괴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투자자 중 일부는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중국을 전혀 포함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며 중국을 뺀 신흥 시장 ETF가 인기인 이유를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중국 경제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던 2015년 초부터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 ETF를 제공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중국 제외 ETF는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앤트그룹에 대한 중국 정부의 단속이 일어나기 전인 2021년까지는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다 장기간의 부동산 붕괴와 민간 부문의 신뢰 부족으로 인해 중국경제가 팬데믹 이후 회복이 주춤하자 주식 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러한 변동성은 미국에 상장된 중국 중심 ETF를 포함해 외국 자본의 유출을 촉발했다.
2023년 중국 주식이 11.4% 하락한 반면, 다른 신흥 시장은 경제 개혁에 대한 희망과 우호적인 국제 환경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미국의 노력 수혜자인 인도와 멕시코는 지난해 벤치마크 주가지수가 각각 19%와 16% 상승했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