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 선임 절차 전부터 정몽규와 대화 오갔다"

지난달 21일 클린스만과 독일 언론 심층 인터뷰 조명정 회장 해명과 다른 감독 선임 비화클린스만 전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정식으로 감독 선임 절차를 밟기 전부터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과 지속적인 접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고의 전력을 보유하고도 미진한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받는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6일 경질됐습니다. 이후 그와 함께 한국을 떠난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전 수석코치가 언론 기고를 통해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이 대회 탈락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밝혀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아시안컵이 한창이던 지난달 21일 공개된 독일 언론매체 슈피겔과 클린스만 전 감독의 심층 인터뷰 내용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몽규 회장과 2017년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당시 그의 아들이 2017년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했을 때였습니다. 그리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 8강 MVP 구역에서 다시 만난 이들은 다시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당시 한국은 16강전에서 진 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사임을 발표했을 때였습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정 회장에게 농담조로 "감독을 찾고 있냐"고 묻자, 정 회장은 이를 다소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그는 슈피겔에 말했습니다.
다음 날 두 사람은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만나 커피를 마시며 이와 관련해 논의했습니다. 그는 카페에서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라. 우리가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니 그냥 말했던 것이다. 혹시 흥미가 있으면 또 연락을 달라"고 말했고, 몇 주 뒤 정 회장이 진짜로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한편 정 회장은 지난 16일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뒤 기자회견에서 감독 선임 과정은 전임 벤투 감독 때와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61명에서 23명으로 좁힌 뒤 전력강화위원장이 5명을 인터뷰하고, 1~2위와 2차 면접을 진행한 뒤 뽑았다는 게 축구협회 측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둘이 감독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시기인 카타르 월드컵 8강전은 12월 10~12일로, 전력강화위원회가 감독 선임을 밟은 지난해 1월 11일보다 한참 전입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은 감독 선임 절차를 밟기 전부터 한국 감독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온 것입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감독 선임 이후에도 정 회장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현대와 정몽규 회장의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곧장 정 회장에게 문자메세지로 연락해 직접 대면한다"고 말했다고 슈피겔은 전했습니다.
또 그는 정 회장의 사무실이 위치한 용산역과 5분 거리인 한 호텔에서 거주한다고도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