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지도부 만난 바이든 "셧다운 막고 우크라 지원해야"

美의회지도부 만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의회 여야 지도부와 만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막고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예산안 처리를 호소했다. 다만 예산안 통과의 열쇠를 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국경 안보'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이날 회동은 구체적 성과없는 '빈손 회동'으로 끝났다.[이미지출처=AP연합뉴스]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존슨 하원의장(공화당)과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을 만났다. 그는 모두 발언에서 "정부에 재정을 공급하는 것은 의회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후속 예산안 처리 실패에 따른) 셧다운은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동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셧다운이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회가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셧다운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의회에서 통과한 연방정부 임시예산안은 내달 1일과 8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 전에 여야 합의로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예산안을 처리하거나 추가 임시예산안 등의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셧다운 위기가 불가피하다. 예산안 내 지출 용도 등을 둘러싸고 대치 중인 미 의회는 작년 9월 이후 3차례의 임시 예산안을 마련, 셧다운을 피해오고 있는 상황이다.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의 절박함을 강조하며 우크라이나 지원액을 포함한 안보 패키지 추경 예산안 처리도 당부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급한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퇴각한 상황, 의회의 지원 예산 처리가 늦춰지면서 탄약 배급 등이 축소된 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직접 이러한 구체적 상황을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무장하는 안보 패키지 예산이 미국 방위산업 기지에 대한 투자나 마찬가지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회동은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존슨 하원의장은 "합의에 도달해 셧다운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서는 남부 국경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 나라의 최우선 순위는 우리의 국경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라며 "미국을 먼저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국경) 상황을 바꿀 수 있도록 당장 행정권한을 동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부분을 다시 말했다"고 덧붙였다.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별도로 일대일 회담도 진행했다. 백악관은 이날 일대일 회담이 사전에 예정되지 않았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슈머 원내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회동에서 존슨 하원의장을 향해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압박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고 전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존스 하원의장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막을 경우 "평생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모두 양당의 우선순위를 위해 싸우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존슨 하원의장에게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으나, 그 어느 것도 공화당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는 추가 지출에 반대하는 강경파와 온건파 간 줄다리기 중간에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러시아 동결자산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브라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맹국들에 각국이 동결한 러시아의 금융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방법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