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역사 지식 부족"…안보회의선 푸틴·트럼프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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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일 동맹의 중요성을 앞세워 의회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엔 미국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최전선에서 후퇴한 사실을 내세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러호버스 해변에 있는 성당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에 대한 의회의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 또 동맹에 대한 중요성을 경시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역사 지식 부족과 책임감 결여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러호버스 해변에 있는 성당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며 “탄약이 다 떨어졌으니 그냥 물러나자는 생각은 터무니 없고 비윤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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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제 의회가 자금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할 때”라며 “나는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탄약을 확보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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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러호버스 해변에 있는 성당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에 대한 의회의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 또 동맹에 대한 중요성을 경시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역사 지식 부족과 책임감 결여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우크라이나는 이날 동부 격전지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했고, 러시아 국방부는 “아우디이우카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선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국영매체에 “푸틴 대통령이 이를 ‘중요한 승리’라고 치하했다”며 “(푸틴)대통령은 중요한 성과에 대해 군과 전사들에게 축하를 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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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전략적 요충지를 포기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 미국의 지원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다수인 미국 상원 의회는 두 차례 표결 끝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처리했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는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의회가 초당적으로 안보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고, 특히 푸틴에게는 굴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지연되는 이유를 사실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회원국에게 ‘돈을 내지 않으면 러시아의 침공을 부추기겠다’는 발언을 반복하는 등 동맹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듯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탓으로 돌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시건주 워터포드에서 진행한 선거 캠페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동맹이 70년 간 평화를 유지했는데도 대서양 국가 간의 동맹이 미국의 이익에 압도적으로 도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기이하다”며 “(트럼프의)역사에 대한 지식의 부족과 책임의 결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안보분야 국제회의 뮌헨안보회의(MSC)도 푸틴과 트럼프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한편 푸틴의 정적이자 반체제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감옥에서 옥중 사망한 책임 역시 푸틴에게 돌렸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회담에 앞서 나발니의 사망을 추도하는 1분 간의 묵념을 진행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의 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푸틴은 야권 지도자든 자신에게 표적으로 보이는 사람이든 원하면 누구나 죽인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선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인스타그램이 아닌 진짜 전쟁이 뭘 의미하는지 보여주고 싶다”며 “키이우에 와서 전장을 직접 보라”고 요구했다.
최근 러시아의 수배 명단에 오른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도 “침략이 어디선가 성과를 거두면 다른 곳에서도 침략을 유도해 세계 안보가 위태로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면 결국 더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가 내세우고 있는 고립주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러시아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회의에 참석 받지 못한 가운데 회의에 참석한 중국은 러시아와 선을 그으며 세계의 비난이 중국으로 향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1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중·러 관계는 '동맹을 맺지 않고, 대결하지 않으며,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다'는 기초 위에서 안정적으로 발전했다”면서도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건설적인 일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중국의 이웃 국가인 것은 사실이지만, 동맹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왕이 부장의 주장과 달리 중국 외교부가 나발니의 사망이 “러시아의 내정”이라고 감싸며 AFP통신의 논평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은 비판을 피해 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