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딸 끌어들여 '나비약' 불법 판매한 유치원 교사

10대 딸 끌어들여 '나비약' 불법 판매한 유치원 교사

1심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 선고
"위법성 인식·회피 노력 다했다고 보기 어려워"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조아람 판사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유치원 교사 A(49)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다빈 인턴기자


10대 딸과 공모해 온라인에서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 식욕억제제인 일명 '나비약'(나비 모양의 디에타민)을 불법 판매한 유치원 교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조아람 판사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치원 교사 A(49)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만6000원 추징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1월5일부터 3월8일까지 딸 B(16) 양과 함께 총 3회에 걸쳐 나비약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SNS를 통해 매수 희망자와 연락한 후 매매대금을 송금받으면 편의점 택배를 이용해 나비약을 발송했다.

B 양은 SNS를 통해 매수 희망자와 연락하고 매매대금을 송금받는 역할, A 씨는 매수자에게 나비약을 택배로 보내는 역할로 나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나비약은 마약류관리법에서 지정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오·남용 시 신체적·정신적 의존성과 내성을 일으켜 금단증상으로 경련, 혼수상태, 정신병적 행동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나비약에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지 몰랐고, 매매 행위가 법에 저촉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에게 죄가 되지 않는다고 믿었을 정당한 이유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처방전에는 보통 처방된 의약품의 명칭과 1회 투약량, 1일 투여 횟수 등이 기재돼 있다"며 "의사나 약사에게 구체적 성분이나 다른 사람에게 매도하면 안 된다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대학교를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로 재직 중인 피고인은 처방전을 발급받은 피고인만이 약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약하고 남은 약을 매도하는 것이 법에 의해 허용되는 행위인지 여부에 관해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없이 디에타민정을 매도했다.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위법성 인식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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