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장] “박선원 몰라도 민주당” vs “홍영표 무난히 5선”… 엇갈리는 부평을 민심

[총선, 현장] “박선원 몰라도 민주당” vs “홍영표 무난히 5선”… 엇갈리는 부평을 민심

부평 거주 당원들 “홍영표, 정권 심판 대의 저버려”
“박선원 잘 모르지만 민주당이니 찍을 것” 반응도
무당층 “홍영표, 주민들과 가까워”

인천 부평을에서 맞붙는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홍영표 새로운미래 의원. 현재 부평을 현역은 이 지역에서 4선을 한 홍 의원이다. /뉴스1

“이재명! 몰빵! 더불어! 몰빵!”

지난 20일 오후 6시 인천 부평구 삼산동 식당가. 50명 남짓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곳 지역구인 부평을에 출마하는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온 것이다. 이 대표와 박 후보는 여러 식당을 돌며 손님들과 자영업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거리가 시끌벅적해지자 이곳 주민들과 자영업자들도 밖에 나왔다. 곳곳에서 “오 이재명이다 이재명” “민주당 유세 나왔나 봐”하는 이야기가 들렸다. 이날 만난 홍 모(57)씨가 그 중 한 명이었다. 삼산동에서 14년째 스크린골프장을 운영 중인 홍씨는 어떤 후보를 지지하냐는 질문에 “일단 홍영표는 아니다”라며 “이곳 주민들은 누가 나오든 일단 민주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씨는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부 심판이라는 대의가 명확히 존재한다”며 “홍 의원이 공천을 못 받았다고 제3지대로 가는 건 본인 욕심을 위해 대의를 저버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맥락으로 이 지역 사람들은 이낙연도 싫어한다”라고 했다. 홍 의원은 이곳 부평을에서 4선을 했으나 이번 민주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뒤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후 이낙연 공동대표가 세운 제3당 새로운미래에 입당했다.

삼산동에서 25년간 살아온 50대 남성 김인한씨도 생각이 비슷했다. 김씨는 “홍 의원을 개인적으로 좋아했기 때문에 컷오프된 건 상당히 아쉬웠다”라며 “하지만 민주당을 등에 업고 4선이나 했으면 이제는 다음 세대에 넘겨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제3당에 가는 걸 보고 매우 실망했는데, 나처럼 생각한 사람이 적지 않을 거라 본다”라며 “홍 의원이 이번에도 당선되기는 어렵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삼산동에서 홍씨, 김씨와 의견이 같은 주민을 여럿 볼 수 있었다. “박선원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민주당이니 찍을 것”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홍 의원 5선 도전에 이와 같이 반감을 지닌 주민들은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대부분 민주당 당원이었다는 것이다.

특정 당을 지지하지 않으면서 부평을 지역에 오래 살았던 주민들은 생각이 달랐다. 부평에서 나고 자라 현재 삼산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윤 모(48)씨는 “홍영표의 압승을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윤씨는 “워낙 이 곳에서 의원 생활을 오래 한 덕에 주민들, 사장님들 두루두루 홍 의원과 친하다”라며 “가게에 앉아 있다가도 홍 의원이 보이면 다들 밖에 뛰쳐나와 사진 찍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선원씨? 그 분이 혼자 지역을 돌 때랑은 분위기가 천지차이다”라며 “지금 저렇게 사람이 많고 시끌벅적한 건 이재명과 그를 따라온 당원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산동에서 닭갈비집을 운영하는 60대 남성 A씨는 “지난주에 홍 의원도 (삼산동 상가에) 왔는데 그때 분위기가 훨씬 좋았다”라며 “이재명은 본인이 가게로 들어가는데, 홍 의원이 오면 상인들이 홍 의원을 맞이하러 뛰쳐나간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만 4선을 했다”라며 “진짜 부평에 오래 산 주민들은 아마 당연하다는 듯이 홍영표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