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주’라던 이마트, 사상 첫 적자···증권가 “주식 팔아라”

‘저PBR주’라던 이마트, 사상 첫 적자···증권가 “주식 팔아라”

이마트 본사 전경. [사진제공=이마트]
사상 처음 영업적자를 낸 이마트를 향해 증권가에서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본업은 물론 연결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계열사도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연간 적자는 2011년 이마트 법인 설립 이후 처음이다. 실적 악화로 이마트 시가총액은 2조원을 위협받는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자회사 신세계건설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미분양 채권 손실 등으로 신세계건설에서만 영업손실 975억원이 발생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세계건설 손익 악화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적자로 마감했다”며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인식했지만 부동산 업황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증권은 신세계건설의 올해 영업손실도 지난해 수준으로 예상했다. 신세계건설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이마트 실적 개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자 증권가에서는 이마트 목표주가 하향이 잇따랐다. NH투자증권은 이마트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바꿔 사실상 매도 의견을 냈다. 대신증권은 이마트 목표주가를 9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낮추고 투자 의견 또한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신한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각각 8만6000원, 7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은 이마트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대부분 증권사가 사실상 “매도하라”고 주문한 셈이다.

본업인 유통에서도 이익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유정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는 자회사뿐 아니라 본업도 부진했다”며 “구조적 수요 부진과 이익 체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 할인점 손익 악화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휴 시점 차이와 업황 부진으로 할인점 기여도가 큰 폭 낮아졌고 이마트24 부실 점포 폐점에 따른 비용 발생, 점유율 유지를 위한 쓱닷컴 적자폭이 확대됐다”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기업가치 밸류업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단기간 이마트 주가 반등은 쉽지 않게 됐다. 이마트 주가는 PBR 0.2배 미만으로 코스피200 기업 중 가장 낮다. 남성현 애널리스트는 “유통법 규제 이후 10여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다양한 대체 채널이 등장했고 소비경기 회복을 단기적으로 기대할 수 없어 실적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마트 별도법인, 에브리데이(슈퍼마켓), 24(편의점) 등 3사의 상품 통합 매입, 물류 효율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남아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간 성과가 나기는 어렵지만 높은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