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한국 아닌 미국行…검찰 '테라·루나 수사'에 제동걸리나

권도형 한국 아닌 미국行…검찰 '테라·루나 수사'에 제동걸리나

한창준과 운명 갈렸다···한국선 권씨 없이 재판 진행될 듯권씨 변호인 "법률 상 한국 가야, 항소할 것"···승소 확률은 희박3월 중 미국行···뉴욕 재판 출석할 수도·'100년 징역형' 가능성지난해 6월 16일(현지 시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서울경제]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에서 죗값을 치르게 됐다. 지난해 3월 함께 검거됐던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달리 가장 핵심 인물인 권씨는 한국에서 수사를 받을 수 없게 된 셈이다.21일(현지 시간) 몬테네그로 현지 일간지 포베다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 앞서 2022년 4월 권씨가 해외로 도피한 지 22개월 만이다.그동안 한국과 미국 모두 송환을 요청해왔지만 권씨에 대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됐다. 법원은 "권도형이 금융 운영 분야에서 저지른 범죄 혐의로 그를 기소한 미국으로 인도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미국 송환 결정에 대한 근거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권씨의 한국행을 요구해온 현지 법률 대리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이번 결정이 법률적 근거가 아닌 정치외교적 관계에 기반했다며 반발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당초 권씨의 송환국 결정권을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에 넘긴 것이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인만큼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이달 8일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권씨가 늦어도 다음달 22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인도될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에서 테라·루나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던 서울 남부지방지검에는 변수가 생겼다는 평가다. 바로 전날인 21일에도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하동우)는 권씨의 측근인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구속기소하고 "권씨도 신속히 국내로 송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추후 테라·루나 사건 재판에는 권씨와 공동으로 테라폼랩스를 창업한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와 한씨 등만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한편 권씨가 미국에 인도된다면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또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검찰은 가상자산에 증권성이 있다는 판단을 적용해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SEC 소송 재판은 다음달 25일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될 예정이라서 권씨가 출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