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라파흐 공격 재확인…민간인 대피 계획 없어

네타냐후, 라파흐 공격 재확인…민간인 대피 계획 없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가 자국을 찾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오른쪽)와 17일 예루살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에이피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많은 피란민이 몰려있는 도시 라파흐에 대한 공격 추진을 거듭 강조하며, 자신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한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정면 반박했다.

17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전쟁 내각 회의에서 “우리는 라파흐에서 작전을 펼칠 것”이라며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공격이 언제 시작될지, 몇 주 동안 지속할지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도 라파흐 공격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자리에서 “그곳에 많은 사람을 가둔 상태에서 진행하진 않는다”며 라파흐 공격 때 민간인은 대피시킬 것이라 말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 등 이스라엘의 동맹들은 피란민 약 140만명 이상이 모여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흐를 공격하지 말라고 이스라엘에 경고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미국·카타르·이집트가 주도하는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은 라마단 시작 이래 이날 재개됐다. 17일 저녁 이스라엘 전쟁 내각은 모사드 국장 데이비드 바르네아가 이끄는 협상 대표단을 카타르 도하에 파견했다. 하마스는 영구 휴전을 고집해왔던 기존 주장을 철회한 뒤, 첫 단계 6주간 휴전에서 인질 35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350명을 교환하고, 이후 가자지구에 투입된 이스라엘군 철수와 영구 휴전을 논의하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하마스 정치국 고위 지도자인 가지 하마드는 17일 알아라비야 방송에서 “우리의 요구는 더욱 간명해졌다. 우리는 회담에 긴 시간을 할애해왔으며 구체적인 서면으로 우리의 생각을 제안했다”며 “중재국들은 하마스가 합리적인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논리적 제안을 했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제안이 협상의 돌파구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런 인질 협상에 대해서도 “협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을 교체해야 한다고 말한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 정면으로 맞섰다. 슈머 대표는 지난 14일 상원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우선시하면서 길을 잃었다”며 이스라엘이 새로운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15일 조 바이든 대통령도 슈머 대표의 발언이 미국인들의 우려를 반영한 좋은 연설이라고 추어올렸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미 시엔엔(CNN)과의 인터뷰에서 “자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출된 지도부를 교체하려고 하는 것은 완전히 부적절하다”며 “그것은 이스라엘 대중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의 라파흐 공격이 임박하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총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피란민이 밀집한 지역에 폭력이 더 확대되면 더 많은 사망자와 고통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라파흐 난민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곳은 없으며 가자지구 다른 곳에는 적절히 기능하고 있는 의료시설이 없다고 말했다.